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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짤방은 길냥이네 사회과학 고양이들;


우리집에선 예전 초딩 때 진도개 한마리를 키웠던 이후로 애완동물을 집에 들여본 일이 없다. 그 이후로 개같은걸; 키워본 적이 없으니 나는 개를 보기에 개만도 못하게 보고 있는데 그것은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한낱 미물따위가 어디 감히 인간님을 귀찮게 굴고 복종도 안해"하는 애견, 애묘인들이 헝글다껌을 테러해버릴지도 모를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말이다.

헌데 요즘 주위에 애완동물을 키우는 이가 많아졌(다기 보다는 동물 얘기를 자주 하게 됐)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들이 옆 집과 은근히 친해졌는데, 그 집에서 키우는 개가 가끔 우리집에 놀러오기도 한다. 작고 까맣고 털이 긴 그 개가 요크셔테리언가. 암튼 고재네 개와 D박사네 개가 그 종족이다.

그녀석이 똘망똘망하게 생겨가지고 나를 처음 본 순간부터 좋다고 쫒아다니는 꼴이 귀엽기도 하면서 이자식은 도둑놈이 와도 문 열어줄 놈이로구나 싶은게 내 보수적인 관념에서의 개팔자와 요즘의 개팔자는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요즘은 애완동물이 아니라 반려동물이라고 한다나 뭐라나.

그런 내가 가끔 개와 고양이들의 지능에 감탄을 금치 못할 때가 있다. 주로 주인들이 제 동물과 소통을 나누는 장면에서 그렇고, 특히 말도 못하는 놈들이 화장실을 가리는 모습에 정말 나는 그것이 알고싶다급의 신기함을 느낀다.

엊그제 옆집 식구들이 상을 치루기 위해 시골에 다녀오는 2박 3일간 그 개자식을 우리집에 맡겨두었다. 퇴근을 하고 현관에 들어서니 개침대가 놓여있어서 깜짝 놀랐는데 그 콩알만한 게 내가 누군지 알고 마구 반겨주더라. 엄마에게 전후사정을 듣고 잠시 놀아주고 있는데 녀석이 갑자기 쪼르르 도망하더니 화장실에 정확하게 일을 보고 돌아오는게 아닌가.

우리집 화장실에 화장실이라고 표지판이 붙어있지도 않고, 설사 그런게 있더라도 글을 읽지 못하는 녀석이 판단의 근거로 삼았을리 만무하며, 집안을 돌보느라 바쁜 울 엄마가 화장실 가리는 교육을 시켰을리는 더더욱 택도 없는 얘기다. 헌데 그 개녀석은 어떻게 화장실을 찾아가서 일을 보고 왔을까.

집 구조가 제 홈구장과 같아서 화장실을 찾아갔을까. 그럼 저 개녀석이 머리가 더 좋은것이니 더 놀라운거다. 암튼 그 녀석은 건방지게 사람 옆에서 자려고; 엄마가 잘 때까지 바득바득 버티더니만 결국 제 침대가 있는 쇼파 옆이 아닌 안방 침대에서 자게 되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그 밤에 일어났다.

우리집은 화장실이 두개 붙어있어 하나는 마루에 하나는 안방에 연결되어있다. 밤이라 부모님이 문을 닫고 주무셨는데, 아 글쎄 이 놈이 안방 화장실을 또 찾아서 들어갔다는게 아닌가. 언빌리버블!;

저 개는 어떻게 화장실을 알고 일을 보았을까. 어떠한 환경에서도 물 냄새를 좇아 변을 놓도록 인식하고 있다는 거 아닌가. 이야 개라고 무시할 게 아니구나 싶었다.

라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인터넷 아무데서나 똥을 휘갈기는 나를 비롯한 여느 인간보다 저 녀석이 낫구나 싶었다-_-